"자장가 불러줘"
"무슨 자장가!?"
"나 자게 자장가 불러줘"
그럼, 성의없게 흥얼거리다. 버럭 화를 내니 목소리를 가다듬고 노래를 부른다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가지마라 ...."
장난기 가득 담긴 목소리인데 진지한척 노래하는 목소리가 평범하게도 사랑스럽다.
괜시리 애틋해진 마음에 진부한 드라마의 한장면이 생각났다.
남자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여자주인공이 방 한켠에서 예전에 통화했던
음성을 들으며 우는 모습.
그래, 이때다.
저쪽에선 잔잔하게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나는 재빨리 녹음버튼을 찾는다.
인생은 모르는거니까.
.
.
.
아뿔사, 밧데리가 없어서 녹음 메뉴를 사용할 수 없단다.
흥
.
.
.
"밧데리가 없어서 끊어질거 같아-"
"자칫 잘못했음 끊어진 전화기 귀에 대고 노래 부르고 있을 뻔 했네"
싫다고 하더니,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는 시점에 흥이 난 것 같다.
그렇게-
녹음 버튼과 방전된 밧데리사이를 헤매다 고요한 목소리에 취해 잠이 든다.

